<86> 쇠렌
키르케고르 <죽음에 이르는 병>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다 죽어도 자신이 언젠간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다. 이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실존의 한계다.
실존주의 사상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덴마크의 철학 사상가 쇠렌 키르케고르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을 절망이라고
정의했다. 암에 걸려 죽는 사람은 암때문에 죽기 전에 절망하기 때문에 죽는다.
키르케고르의
뒤를 이어서 실존주의 사상을 발전시켰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무신론적,
인본주의적 실존주의사상을 발전시켰지만 실존주의의 시작은 유신론적인 실존주의였다. 키르케고르는 참 된 신앙만이 죽음에 이르는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때문에
그에게 있어서 절망의 반대편에는 소망이라는 단어를 초월한 신앙이라는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키르케고르의 대표작
‘죽음에 이르는 병’은 1849년 발표되었으며 데카르트적 인식론 중심의 철학사상을 인간내면에 대한 문제로 전환시킨 사상의 개혁이었다.
1편에서는 절망에 대한 상세한 고찰, 절망의 가능성과 현실성 그리고 절망의 형태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2편에서는 죄의 문제를 다루면서 절망은 죄이며 불신앙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긍극적으로 키르케고르가 정의하고 있는 절망이라는 말은 “인간의 자기(自己)가 신(神)을 떠나서 신을 상실(喪失)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그것은 인간의 자기 소외 상태다.
키르케고르가
평생을 사랑했던 여인이있었다. 10살 연하의 레기네라는 여인을 사랑했던 그는 어느날 “그대를 너무 사랑하기에 이별한다”는 말을 남기고 레기나의 곁을 떠났다. 키르케고르는 그녀를 너무 사랑하지만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떠났고 42세의 나이로 죽을 때까지 그는 독신으로 살았다. 인간 실존의 문제에 무겁게 매달렸던 실존주의 철학자가 스스로 선택한 삶의 고뇌는 어찌보면 자학적이기까지 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책 제목은 키르케고르가 신약성경 나사로의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함이라
하시더라” 요한복음 11:4
키르케고르는
예수가 말하는 죽을 병, 죽음에 이르는 병은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묵상하면서 실존주의의 시발점이 된 이 책을 완성했다.
누구나
한번은 레테의 강을 건너야한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죽음의 공포에 떨게하고 어느날 갑자기 주변 사람들 가운데 암에 걸려, 또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현실가운데 사람들은 쉽게 절망한다. 그래서
그 절망은 사람들로 하여금 또 다른 죽음에 이르게 한다. 역설적인 표현을 좋아했던 키르케고르는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지만 한편으로 구원에 이르게 하는 구도의 길이라는 메세지를 또한 이 책가운데서 전하고 있다. 절망하는
자에게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지만 신앙을 가지고 있는 자들에게 죽음은 새로운 시작일뿐이다.
예찬출판기획
백승환 대표 (baeksteph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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