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표적인 통속소설 “슬픔이여
안녕”은 2차세계대전을 겪은 전후세대들이 실존주의적 니힐리즘에 사로잡혀
삶의 목적을 발견하지 못하고 헤메고 있을 때 “짧은 인생을 최대한 즐기라”는 도전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소설이다.
주인공 세실은 이혼한 홀아비와 단 둘이 살고있는 17세 소녀. 아버지 레이몽은 여자를 수시로 바꾸고 딸 세실을 동반해 사교장에 드나들며 인생을
부담없이 즐기는 사람이다. 세실은 방학을 맞아 아버지와 그의 애인 엘자와 함께 휴양지로 떠난다.
그러던 어느날 안느가 방문한다. 평생 한 여자에게 정착할 줄 모르던 아버지는 그녀에게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다시 결혼을 약속한다. 자라온 환경이 다른 안느는 레이몽과 세실의 무절제한 생활을 결혼전부터
바로 잡으려고 한다. 세실은 그것에 반감을 느껴 안느를 미워하고 발칙한 음모를 꾸며 안느를 아버지로부터 단념시켜려
한다. 그런데 계획은 기대 이상으로 실현돼 결혼을 포기하고 돌아가던 안느는 교통사고로 죽는다
한편의 통속적인 드라마다. 이 소설은 출간 직후 프랑스에서만 30만권이상이 팔리는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며 얼마후 도발적인
짧은 금발머리가 인상적이었던 진 시버그가 주인공 세실로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 각색이 되었다.
천재 여류작가 프랑소와즈 사강은 본인의 삶 자체가 통속소설과
같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사강은 이미 18세때 슬픔이여 안녕을
발표해 베스트 셀러 작가로 명성과 부를 한꺼번에 누렸다.“브라함스를 좋아하세요””잃어버린 얼굴”등 소설은 프랑스뿐만이 아니라 유럽 전역, 미국에서도 베스트 셀러 작품이었다. 하지만 열여덟의 나이에 이미 천재 여류작가라는 칭호를 받으며
모든 것을 소유했던 사강은 젊어서 얻은 돈과 명예가 그녀의 내면까지 충족시켜 줄 수는 없었다. 결혼과 이혼
재혼과 동거를 거듭하면서 그녀의 주변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언제나 고독한 삶을 살았다. 인세 수입으로
엄청난 돈을 벌여들였지만 마약과 술 그리고 도박에 중독돼 수입의 대부분을 물쓰듯이 날려버렸다. 번득이는 재능을
가지고 들개 같이 태어나 어긋나는 만남의 연속가운데 중독으로 일관한 삶을 살았던 사강이 69세의 나이에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없이 허무하게 눈을 감으면서도 과연 자신을 위해서 인생을 계속 즐기라는 메시지를 남기기 원했을까…
“해아래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 1:2)
자신을 위해 탐닉하는 삶을 통해서는 어떤 의미에서도 진정 인생을
즐길 수 없다.
얼마나 많은 물질을 소유하고 쾌락을 탐해도 자신을 위해 즐기는 삶의 말로는 사강과 같이 외롭고 허무한 종말이다.
참 된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은 남을 위해서 자신의 삶과 소유를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인생을 즐기기 위한 키워드는 쾌락이나 소유가 아니라 “나눔”이다. 빌 게이트나 워런 버펫 같은 이 시대 최고의 부자들이 수백억 달러의 재산을 아낌없이
구호 재단에 선뜻 선뜻 내어놓는 이유도 저들이 인생을 즐기는 비결을 지혜롭게 터득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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