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시대에 따라 도적, 윤리의 기준은 변화한다. 아프리카 맛사이족을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만난 부족 추장은
7명의 아내를 두고 있는 일부다처제의 가장이었다. 그가 여러명의 아내를 두고 있는
것은 권력과 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그 추장을 두고 간통죄를 지었다던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이 추장이 얼마후 예수를 영접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신앙양심의 기준에 비춰볼
때 여러명의 아내를 두고 있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을 스스로 하게되었기 때문이다. 선교의 영역이 미전도종족에게까지
계속 넓어지고있는 상황에서 도덕적 기준차이를 염두에 둔 새로운 조직신학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8세기 미국 청교도 사회에서 간통은 가장 추악한
죄로 인정받았다.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와 혼외정사를 통해 임신이라도 하게되면 그 죄값으로 평생 죄인 표식을
몸에 달고 살도록 되있었다. 미국 근대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나다니엘 호돈은 당시 금기라고 할 수 있는 간통사건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주홍글씨를 1850년 완성했다. 단순한 간통사건도
아니고 간통의 주인공은 사회적으로 신망받고 있는 성직자 아서 딤스데일과 교양있고 아름다운 여인 헤스터 프린이었다.
헤스터는 남편 로저 칠링워스와 오래동안 떨어져있는 동안 신망받는
보스턴의 개신교 목사 아서 딤스데일과 해서는 안되는 사랑에 빠져 사생아를 출산한다. 청교도적 정신아래 도덕적 완벽주의자들이
이 사실을 알게되면서 헤스터는 간통죄를 지은 몹쓸 여인으로 낙인이 찍혀 법정에 서게 되지만 끝까지 아이의 아빠가 누구라는 사실을 숨긴다.
헤스터는 간통을 상징하는 A(Adultery)자 목걸이를 항상 달고 다녀야했고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불결한 여인으로 취급하며 멀리한다. 하지만 헤스터는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선행을 행하며 남은 삶을 부끄럼없이 살고자 최선을 다한다.
반면 거룩한 목사로 행세하지만
속으로 한없는 죄책감가운데 시달리던 딤스데일은 사람들앞에서 결국 공개적으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숨을 거둔다. 호손은 주홍글씨를 통해 청교도들의 종교적 이상주의가 때로는 얼마나 위선적이고 비인간적일 수 있다는 면을 부각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과연 간통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떠한가? 21세기는 간통죄에 대한 인식뿐만이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견해, 강간을 결정하는 기준의 애매모호함등
성과 관련된 모든 가치 개념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시대다 성과 관련해서는 문화나 전통에 상관없이 절대적인 도덕 기준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있는
듯한 세상이다. 그래서 만약 오늘날도 18세기 청교도들의 기준으로 간통죄를
결정하고 그 판결을 내린다면 순식간에 주홍글씨 목걸이가 품절사태를 맞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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