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Utopia)가 천국이라면 디스토피아(Dystopia)는 지옥이다. 인간이 꿈꾸는 가상의 세계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로 나눠진다. 16세기 영국의 사상가 토마스
모어가 상상한 유토피아 세상은 1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가상의 섬으로 그곳에서는 돈도 필요없고,
범죄도 없으며 무엇보다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해 전쟁이 없는 이상향이다. 이에 반해
디스토피아는 인간의 사악함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가 억압당하고 전체주의적 통제와 힘의 균형에 의한 질서에만 의지하는 암울하고 불행한 인류의 미래사회를
말한다.
조지 오웰의 ‘1984’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자마틴의 ‘우리들’과 함께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꼽힌다. 오웰은 1948년도에 36년뒤 다가올 전체주의적인 세상을 당시로서는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 당시 소련 스탈린의 공산독재체제와 유사한 암울한 인류의 미래를 예고했다.
1948년 당시 오웰이 소설에서 그린
36년뒤 세계는 크게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동아시아로 나뉜다. 이 세 국가는 철저한 전체주의 독재국가로서 그 존재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빅브라더를 정점으로 절대권력을 가진 내부 당(party)이 지배하는
나라들이다. 나라 곳곳에는 “빅 브라더가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있다”는 포스터가 붙어있고 당의 핵심 슬로건은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다. 거리 곳곳과 집안에는 델레스크린(Telescreen)이라는 대형 화면이 설치되어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오늘날에야 CCTV라는 기술이 발전돼 이런 모습을 쉽게 그려볼 수 있지만 TV자체가 발명된지 얼마되지 않았던
당시에 이런 미디아 기술을 상상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 정부의 진리부(Ministry of Truth) 외부당원으로 과거의 역사를 조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진리부의 슬로건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로서 과거의 모든 저작물, 특별히 역사서들을 현재 시점에 맞게 완벽하게 조작하고 재생산한다. 개인적인 감정표현이 금지돼있는 사회에서 윈스턴은 줄리아라는 미모의 당원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남녀간의 사랑이 발각되면 심각한 처형을 면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서 이들 둘은 열정적인 사랑을 키워나간다. 결국 텔레스크린의 통제에 걸려 체포된 윈스턴과 줄리아는 애정부 (Ministry of Love)라는 곳으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오직 빅 브라더만을 사랑하는 인간으로 거듭나고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사랑은 모두 지워지고 만다.
십대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소설 “헝거
게임”(Hunger Game) “다이버전트”(Divergent)와 같은
작품들도 그 내용을 자세히 보면 오웰이 그렸던 전체주의 통제사회의 모습을 틴에이저들의 입맛에 맡게 재구성한 디스토피아 아류 작품들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조지 오웰은 인류가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절대로 유토피아를 이 땅위에 건설할 수 없다고 믿었고, 그런 생각가운데 동물이 인간을 몰아내고 낙원을 건설하자고 부추기는 우화 풍자소설 ‘동물농장’을 완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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