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14 양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Arabian Nights)



양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Arabian Nights)

여름을 향해 치닫고 있는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 경치좋은 바닷가 캠핑장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별빛아래서 희희낙낙 여러 사람이 함께 읽으면 재미있을 법한 책이 천일야화다.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제목으로도 잘 알려져있는 이 책은 천일동안 계속된 이야기의 향연이다.
페르시아 왕 샤리아르는 어느날 몸종을 불러다 간통을 하고 있던 왕비를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둘을 죽이고 이웃나라 형이 있는 곳으로 찾아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형수도 형이 없는 사이에 흑인 노예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모든 여자에 대해 증오심을 품게된다. 그 후 샤리아르 왕은 매일 밤 처녀를 데리고 와 같이 자고는 죽여버리는 일을 계속했다. 여인들에 대한 증오심의 발로였다. 그런던 중 페르시아 대신의 딸인 샤흐라자드가 자청해서 왕비가 되겠다고 했다. 그녀의 계획은 간단했다. 왕의 호기심을 발동시킬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왕에게 들려주는 것이었다. 첫날밤부터 이야기의 보따리를 풀기 시작한 왕비는 무려 천일동안 계속해서 사랑, 모험, 탐험이야기, 신기한 마법사의 이야기등을 무긍무진하게 들려주기 시작했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왕은 왕비를 죽일 수가 없었다. 때문에 천일야화는 드라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거미가 거미줄 뽑아내듯이 모험과 사랑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뽑아내다가 가장 극적인 부분에서 이야기를 중단하고 “To be continue...다음회에 계속이라고 애간장을 태우게 만드는 것이 바로 천일야화의 이야기 틀이기 때문이다.

천일야화는 아랍과 인도등을 무대로 한 동양의 이야기지만 책으로 편집돼 세상에 알려진 것은 서양 프랑스 작가 앙투안 갈랑에 의해서 였다. 많은 모험 이야기에는 큰 바다를 건너 먼 나라도 가는 항해가나 상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신비한 나라에서 가지고 돌아오는 진귀한 물건들이 나와서 동,서간의 왕래가 왕성했음도 보여주고 있다

천일야화에는 장편, 단편을 모두 포함에 180편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이 중 가장 잘 알려져있는 이야기들이 신밧드의 모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알라딘과 요술램프그런가하면 에로틱한 장면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바그다드 짐꾼과 세 여자””검은 점같은 이야기들은 영화등급으로 치면 R등급으로 분류되야 할 것이다. 천일야화와 그 구성면에서 아주 유사한 책이 14세기에 쓰여진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다. 데카메론은 흑사병이 창궐하던 중세시대에 한적한 산골 별장으로 피신해 들어간 10명의 남녀가 10일동안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그래서 1백편의 이야기가 기록된 책이다. 내용면에서도 두 책은 아주 유사한 면이 많다.

천일야화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야말로 삶이 지속 될 수 있는 원동력임을 어떤 철학적인 사상보다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상상력으로부터 잉태된다. 물론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도 많은 사람들은 관심을 끌지만 상상력으로부터 만들어진 공상망상의 이야기들이 때로는 철학과 과학을 저만치 앞서간다. 천일야화는 당시 아랍문화권에서 꿈꿔오던 모험과 사랑의 이야기들을 문학적으로 그려낸 아랍문학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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