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16 단테 <신곡 神曲> 1



단테 <신곡 神曲> 1

인간으로 태어나서 운명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되는데로 살다 가는 것은 한번 주어진 삶을 낭비하는 것이다. 얼마전에 함께 동역하던 전도사님 한분이 소천하셨다. 누가 보더라도 아직 이른 나이였는데 간암 판정을 받더니 그렇게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났다. 죽음이 또 한번 나의 현실 세계속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타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은 다 죽어도 자신은 죽지 않을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는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죽음은 우리의 "본전"을 새삼 기억하게 해준다. 욕심과 욕망에 사로잡혀 진실을 보지 못하고 아둥바둥 살고있는 인생의 모습을 거울 앞에 돌아와 앉은 누이와 같은 차분한 심정으로 인생을 관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이다.

단테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하게 삶과 죽음의 문제를 부둥켜 잡고 고뇌했던 천재였다. 이탈리아의 위대한 시인 알리기에리 단테(Aligiheri Dante)는 그의 영원한 연인 베아트리체와 이루지 못한 사랑, 30대에 경험한 정치적인 성공과 배신, 그리고 평생을 갈등하며 고수한 독실한 기독교 신앙심을 한 곳에 묶어 필생의 대작 "신곡"을 완성했다.

단테가 본 영혼의 세계는 지옥, 연옥, 천국의 3곳으로 나눠진다. 그의 나이 35세가 되던 해 주후 1300년부터 쓰기 시작한 작품은 17년간 각고 끝에 완성됐다. 영국의 문예 비평가 토머스 칼라일은 신곡을 가리켜 "중세 1천년을 종합한 침묵의 소리"라고 격찬했다. 신곡은 기독교 문학 중 최고로 평가되고 있는 신앙 찬가이며 기독교적 세계관을 잘 드러낸 걸작이다.

첫머리에서 단테는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이고 있다. 어두운 숲은 하나님으로부터 이탈한 인간의 영혼 상태를 뜻한다. 단테가 신곡의 주제를 영혼의 상태라고 한 이유가 여기있다. 신곡 속의 단테는 인류 영혼과 정신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그렇지만 사실적인 인물이다. 지옥과 연옥은 고뇌의 상징이며 인간 본능과 유혹의 세계이다. 단테가 이런 과정을 거쳐 천국에 이르게 되는 것은 인간은 고뇌를 통해 영혼을 고결하게 정화할 수 있다는 단테의 신앙관을 보여준다. 신곡의 집필동기는 인간의 현실적인 삶에서의 온갖 죄를 없애고 인간을 행복한 공간, 천국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 그래서 신곡의 원제목은 희극(La Commedia) 즉 시작은 지옥과 연옥에서 불행했어도 천국에서 행복으로 마치게 된다는 뜻이었는데 나중에 Divine 단어가 추가되면서 신곡으로 제목이 변경되었다.

단테가 묘사한 연옥의 모습이 중세교회의 타락을 부축이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단테는 연옥에는 7가지 죄악, 즉 오만, 질투, 분노, 태만, 탐욕, 폭식, 색욕을 범한 영혼들이 천국에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중세 교황청에서는 이를 이용해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들이 연옥에 있는 영혼을 위해 헌금을 많이 하면 그 영혼이 쉽게 천당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가르치며 헌금을 강요했다. 중세교회가 죽은 자들을 위한 헌금, 그리고 면죄부 판매를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어떤 여자들은 자신의 죄를 면죄받기 위해 몸을 파는 또다른 죄를 범하면서 돈을 모아 면죄부를 사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곤 했었다.

삶과 죽음이 창조자의 손에 달려있는 것 처럼, 영혼 구원과 천국으로 들어가는 것도 오직 하나님의 손에 있다. 그런데 마치 인간들이 그 일에 조금이라고 개입할 수 있는 것 처럼 나서기 시작할 때 중세때도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도 비슷한 종교적 타락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단테의 신곡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두번에 나눠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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