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탕달 <적과흑>
프랑스
문학은 영국, 독일등 유럽 다른 나라의 문학과 비교할 때 인간심리와
인간성에 대한 집착, 끈질긴 개인주의, 남다른 사회적 정치적 관심,
왕성한 풍자 정신등을 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소설분야에 있어서는
19세기초 나폴레옹 시대를 분수령으로 고전주의 소설과 근대소설로 구분되는데 특별히 스탕달과 발자크는 사실주의에 입각한
로멘티시즘의 소설을 완성한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적과 흑’은 나폴레옹 혁명전쟁 이후 왕정복구를 앞두고 있는 19세기 프랑스의 어수선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배경으로 신분상승을 위해 발보둥치고 있는 매력적인 주인공 줄리엥 소렐의 비극적인 삶과 사랑을
그린 고전 연애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연애소설은 이 후에 러시아의 도스토엡스키, 뚜루게니예프에게까지 그 전통이 이어졌고, 동시대의 작가인 발자크는 스탕달의 소설기법을 더욱
발전시켜 대하소설‘인간희극’을 완성했다.
19세기초 프랑스에서 사회적 신분이 낮은 사람이 신분상승 가도를 탈 수 있는 길은 군인이 되거나 또는 성직자가 되는 것이었다.
책의 제목인 적과 흑은 당시 군인 계급장을 상징하는 적색, 그리고 성직가들이 입는
검은색 가운색을 상징하고 있다.
목재상의
아들로 태어난 줄리앵은 주류사회를 진입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야심을 채우려했다. 비상한 머리와 준수한 외모를 무기로 줄리앵은 상류사회에 파고들어 저들에 대한 증오와 경멸,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한없는 동경을 동시에 가지고 자신의 야망을 이뤄간다. 그래서
처음에는 시골 촌뜨기 처럼 어리벙벙했던 줄리앙은 라틴어를 단 시간에 공부해 시장 집의 가정교사가 되었고 의도적으로 시장의 아내 레날 부인을 유혹한다.
얼마 후 둘 사이의 관계가 소문나자 줄리앵은 수도원으로 숨어들어가 성직자의 길을 준비한다. 원래 성직자가 되고자하는 마음은 전혀 없었던 줄리앵은 얼마후 그 지역 후작의 비서로 추천이 되는데, 이 기회를 이용해 후작의 딸 마틸드를 만나 또 다시 정략적인 사랑을 시작한다. 마틸드가 임신을
하게되자 후작은 어쩔수 없이 결혼을 준비시키며 한편으로 줄리앵을 기병연대의 중위로 복무할 수 있게 배려한다. 한동안 모든 일이 줄리앵의 야심과 계획대로 되는 듯했지만 뜻하지 않은 레날 부인의 편지 한 통이 후작에게 전해지면서 모든 일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줄리앵의 마음가운데는 레날 부인을 증오하는 마음만 남게된다. 그렇게 레날 부인을 찾아간 줄리앵은
그녀에게 총격을 가하고 그 자리에서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게된다.
줄리앵이
끔찍이도 사랑했던 대상은 항상 자기자신이었다.신분상승을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며 위선을
행사하고 가식적인 사랑도 마지 않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추구했던 것은 자신의 가치를 존중히 여기고 자기를 긍정하는 것을 최대의 목적으로 했다.
때문에 그는 신분은 낮게 태어났지만 정신적으로는 늘 귀족으로 남을 수 있었다. 오늘날
자존심도 없이 그저 새털처럼 가벼운 출세지상주의자과 줄리앵이 그나마 구별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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