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30 솔로호프 <고요한 돈강>



미하엘 솔로호프 <고요한 돈강>

고요한 돈강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상징한다. 한 개인의 운명이 혁명 또는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짖밟히는 현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소설가에게는 좋은 소설의 소제가 된다.
솔로호프는 1차세계대전이후부터 소비에트 공산혁명정부가 세워지는 격동의 시대를 무대로 당시의 남 러시아 코자크지역 젊은이의 사랑과 갈등, 격동의 순간들을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속에 담았다. 솔로호프가 이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해가 1965년이었는데 같은 해 노벨상 후보작 가운데 하나로 재미작가 김은국이 쓴 순교자라는 소설이 있었다. 이 작품 또한 격동의 순간, 한국 6.25전쟁을 배경으로 신앙인의 양심과 진실을 둘러싼 심리적 갈등을 탁월하게 그려낸 추리소설로 평가받아 최종 후보까지 올랐으나 솔로호프의 작품에 밀렸다. 노벨문학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좀더 하면, 러시아는 1958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가 노벨문학상을 수상을 한 이후 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강그리고 알렉산더 솔제니친이 수용소 군도10년사이에 노벨문학상을 3번이나 차했다

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강은 소설 구성의 웅장한 스케일면에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견줄수 있을 만큼 방대한 분량의 대하소설이다. 소설속에는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들은 혁명계 인물과 반혁명계 인물 그리고 중도노선을 걷는 사람들로 대분되고 그런 사상적 대립위에 주인공 그레고르, 그의 부인 나탈리아 그리고 애인 아크시냐와의 애정 3각관계가 복선으로 깔려있다. 여러가지면에서 김성종의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와 비슷한 스토리 전개와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소설의 무대가 되고 있는 돈강하류는 남 러시아 우크라이나 인근지역으로 러시아 소수민족 가운데 코작크족이라고 불리우는 아주 용맹스런 기마민족의 후예들이 살고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 청년 그레고르는 아크시냐와 사랑에 빠져 행복한 가정을 일구어 가려는 꿈에 부푼다. 그러나 1차세계대전이 터지며 그는 전쟁터로 나가게 되고, 그가 전쟁터에 나간 사이 아크시냐는 귀족출신 예브게니의 유혹에 빠져 그레고르의 사랑을 배신한다. 한편 10월 혁명의 소용돌이가 계속되며 러시아에서는 공산혁명을 추진하는 붉은 군대와 백위군간의 내전이 시작되면서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이어진다. 이와중에 그레고르는 나탈리아와 결혼을 하게되지만 열정적인 여인 아크시냐와 관계가 계속되면서 나탈리아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의 형 표트르와 많은 친지들도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와 같은 그대, 영광의 돈 강이여 / 그대의 흐름은 언제나 빠르다고 / 그대의 흐름은 또한 언제나 정결하다고 / 그러나 지금은 돈 강이여 / 그대는 흐릴 대로 흐려졌고 / 상류에서 하류에 걸쳐 모두가 탁류로 끝나버렸도다 …”

고요한 돈강은 코작크 민족에게 아버지였고, 조상의 품속이었으며 눈물겨운 사랑이야기가 녹아 흐르는 동맥이었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혁명과 사랑을 본인 스스로 경험했던 솔로호프는 이 소설속에 자신의 모든 삶을 고스란히 담아 고요한 돈강을 완성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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