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셋 모음 <인간의 굴레>
당신의 삶을 사로잡고 있는 굴레(bondage)는 무엇인가? 인간은 태어나 성장하면서 알게 모르게 한정지어진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자유를
갈망하지만 현실가운데 번민하고 고통받다가 언젠가는 반드시 창조주 앞으로 돌아가게 된다. 굴레는 자신의 의지와
관련없이 형성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스스로 만들어 놓는 굴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어디로 향하는지 행선지조차 불확실한 삶을 살고 있는 인생들은 연극이 끝나고 조명이 꺼지는 순간에서야 겨우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게된다.
그래서 굴레는 육신의 정욕이고 진정한 자유는 불멸하는 영혼이다.
서머셋 모음의 대표작 ‘인간의 굴레’는 자신이 성장과정, 청년기에 경험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만든 자전적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필립은 태어나면서 절름발이로 태어나 아이들의 놀림을 받으면서
지극히 소극적이고 열등감 가운데 성장기를 지낸다. 부모가 갑자기 죽으며 목사였던 백부의 집으로 옮겨갔다.
이곳에서 필립은 학교 친구들로부터 절름발이라고 조롱을 받으며 점점 더 패쇄적이고 자의식이 강한 소년으로 성장한다.
이와중에 인상적인 장면은 신체적 불구 때문에 고민하는 필립을 교장 선생님이 격려하는 말이다.
“
네 어깨가 특별히 강하여 사랑의 표시로 십자가를 지게 하셨다고 생각봐라. 그러면 네 육체적인
불구도 불행이 아니라 행복의 조건이 될 것이다”
하나님이 절름발이라는 어려운 십자가를 그의 어깨에 매게한 이유는 특별히 그의 어깨가 다른 사람에 비해 강하기 때문이라는
사고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자 했던 것이다. 또한 목사인 백부의 영향으로 필립은 어느날 “믿음이 있으면 산이라도 옮길 수 있다”는 성경구절을 믿고 절름발이를 고쳐 달라고 애달리며 기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그 기도가
이뤄지지 않자 신앙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갖게되고 결국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져왔던 신앙을 던져버리기로 결정을 한다.
19세기 영국에서는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에 대항한 자유주의, 인본주의적인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었는데
이 소설 또한 당시의 그런 분위기를 반영해서 주인공 필립이 기독교 신앙을 버리는 것이 마치 하나의 굴레에서 벗어나게된 것이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영국을 위시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오늘날 기독교 문화와 전통은 가지고 있어도 기독교
신앙은 이미 죽어버린 그 원인을 1백여년전의 이런 사회적 분위기 가운데 찾아볼 수 있다.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온전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열망이다. 그런데 자신을 찾아 나서는 여행 가운데 최우선되야
될 과제중 하나는 알게 모르게 자신의 삶을 사로잡고 있는 인생의 굴레는 무엇인지에 대한 대답을 발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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