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이
세상에 이상적인 배우자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자신은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나서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분들은 그냥 그렇게 사시면된다. 인류 최초의 부부였던 아담과 이브는 과연 이상적인
커플이었을까? 성경에는 그들의 부부관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는 저들도 부부싸움도하고
미워하기도하면서 죽기까지 9백년이상의 기나긴 세월을 동고동락(同苦同樂)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나름대로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한가지… 저들의
삶 속에 죄(罪)가 스며 들갔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원죄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것은 선택사항이 아니고 운명이다. 그리고 죄를 가지고
태어난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육신의 정욕, 이생의 자랑등과 같은 암초에 부딪치고 상처받는 삶을 살다가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니 애당초 이상적인 배우자란 없고 단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인내하고 함께 걸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났다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커플이라는 생각을 한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적령기 나이가 된 베넷가의 다섯 딸을 둘러싼 사랑과 결혼 이야기를 통해 18세기 영국 여인들의 결혼관,
이상적인 배우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들을 풍자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상적인 배우자에 대한 통속적인 기준은 2백년전이나 오늘이나 어쩌면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남자들은 얼굴 이쁘고 매력적인 여자를 우선적으로 찾고, 여자는 외모와 더불어 경제적
능력이 있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는다. 특히 여성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극히 제한되있었던
18세기 영국에서 이들의 유일한 탈출구는 돈 많은 귀족을 만나서 여생을 호강하며 사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었다.
나이와 외모가 바쳐주면 더욱 좋겠지만 때로는 돈 많은 귀족이면 아랑곳하지 않고 결혼하자는 것이 당시 여성들의 실상이었다.
오스틴은 이런 당시에 사회적 상황가운데 여성들에게 결혼의 ‘조건’보다 ‘마음’을 쫒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그래서 어쩌면 최초의 여성해방 운동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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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딸
엘리자베스가 이웃으로 다가 온 귀족 청년 다아시를 알게 되면서 발생하는 상황을 ‘오만’과 ‘편견’이라는 두 단어로 함축하고 있다. 엘리자베스는 다이시에게 호감은 있지만 그가 귀족 청년이기
때문에 자신의 가족을 업신여긴다는 ‘편견’을 가지고 그를 의도적으로
거부한다. 한편 다아시는 돈 많은 귀족으로 어느 여인과도 원하면 결혼할 수 있다는 감춰진 ‘오만’을 가지고 엘리자베스를 대한다. 시간이 가면서 두
사람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오만과 편견을 해소하고 서로에 대한 존경과 이해를 바탕으로 결혼을 결정하게되는 해핑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결혼을 전재로 한 사랑은 누구를 사랑하느냐가 보다, 어떻게 사랑할 것이라는 질문이
더 중요한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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