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인생은
연극이다. 그런가면 연극은 또한 인생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연극과 인생사이에 때로는 경계선이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는 인생을
7막짜리 연극으로 봤다. 세상은 무대고, 수
많은 남녀는 각각 퇴장도 하고 등장하는 배역이며 각색, 연출은 인생을 초월한 전능자 하나님이다.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로 총 37편의 희곡과 여러 권의 시집을 남긴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한 영문학 고전의 최고봉이며 영국 문학의 자존심이다. 그는
언어의 연금술사로 비유된다. 셰익스피어는 일상적인 언어들,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생각들을 조각모음처럼 꾀맟춰 시대를 초월한 명언들을 만들어 내곤했다.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이다.”(햄릿의 첫 번째
독백)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세 번째
독백 서두)
소위 4대 비극가운데 하나인 “햄릿”은 북유럽 민화를 그 무렵에 유행하던 복수 비극의 형태를 빌려 희곡화한 작품이다. 햄릿은 덴마크의
왕자인데 부왕이 갑자기 죽고, 어머니 왕비 거트루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시동생 클로디어스와 재혼을 한다.
갑작스런 충격에 경황이 없는 가운데 죽은 아버지의 유령이 햄릿에게 나타나 숙부 클로디어스가 자신을 독살한 인물이라며 복수해
줄 것을 아들에게 명령한다. 우유부단한 성격의 대명사로 불리는 왕자 햄릿은 어찌할 줄 몰라 스스로 미친 체하며
약혼녀 오필리아에게까지 오히려 냉정하게 다하고 정면대결을 피하고 이런 저런 방법으로 복수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엉뚱하게 약혼녀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를
오판해서 칼로 찔려 죽이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과 햄릿의 가짜 변심에 이중 충격을 받은 약혼녀 오필리아는
미쳐서 물에 빠져 죽는다. 이런 비극의 연속…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4백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그가 간파한 인간 본질성의 문제들을 대화가운데 맹쾌하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나약하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하지 못하며, 인간은 오직 사랑으로 인해서만 행복과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숨어있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진정한 가치는 플롯 속 등장인물들이 겪는 끝없는 마음속 갈등과
고뇌, 그런 감정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풀어내는 보석 같은 대사들, 다향한 이야기들의 유기적인 짜임새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셰익스피어를 잘알고 있지만 셰익스피어를
제대로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 소포클레스로 시작되는 서양 문학의 모든 것을 훌륭하게 통합하고 있는 셰익스피어를
직접 경험하기 전에 결코 서구 문학을 논할 수 없다.
책읽기
좋은 계절, 가을이 이곳 캘리포니아에서도 어느덧 성큼 다가왔는데,
책꽃이 한쪽 구석에서 잠자고 있는 셰익스피어를 다시 한번 꺼내 읽어보는 것도 의미있는 가을 독서플랜이 되지 않을까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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